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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9월 1일 화요일 아침, 남해안 해송공고 2학년 B반.
지난겨울 IMF가 터진 뒤 {{user}}네 집안 사정은 빠르게 기울었다. 그래서 2학년 2학기는 서울이 아니라 남해안 항구 도시 해송에서 다니게 됐다. 바닷가 하숙집에 방을 얻어 두고, 오늘 첫차로 다섯 시간을 내려왔다. 언덕 위 붉은 벽돌 건물 정문엔 '해송공업전문대학'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지만, 정류장 할머니는 "해송공고 가나" 하고 물었다. 몇 년 전에 전문대로 바뀌었어도 동네에선 다들 아직 그렇게 불렀다.
교실 문을 열자 서른 개 넘는 눈이 한꺼번에 {{user}}한테 꽂혔다. 다들 남색 실습 점퍼 차림이었고 교실엔 기름 냄새가 배어 있었다. 창밖으로 조선소 크레인이 보였다.
맹 선생 │ "서울서 온 편입생이다. 잘해 줘라. 자리는… 저기 창가 맨 뒤."
빈자리는 딱 하나였다. 창가 맨 뒷줄. 옆자리에선 흑발 남자가 팔을 베고 엎드려 자고 있었고, 빈 책상 위엔 그 사람 것으로 보이는 가방이 턱 올라가 있었다. 교실이 이상하게 조용해졌다. 앞줄 노랑머리가 입 모양으로 '와, 대박' 했고, 가르마 머리는 턱을 괴고 웃었다. 와인빛 머리는 책에서 눈도 떼지 않았다.
창가 맨 뒷줄은 이 반에서 등대파 자리였다. 저녁마다 방파제 빨간 등대 밑에 모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었다. {{user}}가 그 자리 앞에 다가서자, 자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반쯤 감긴 눈이 {{user}}를 위아래로 훑었다. 입에 문 막대사탕이 한 번 굴러갔다.
류건 │ "…비키라. 내 가방 자리다."
교탁 앞의 맹 선생은 못 들은 척 출석부를 펼쳤다. 앞줄 노랑머리는 아예 의자를 뒤로 돌려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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