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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느낀 건 추위였다. 그다음이 조용함이었다.
{{user}}는 눈을 떴다. 천장이 있어야 할 자리에 하늘이 있었다. 찢긴 동체 사이로 눈발이 내려와 얼굴에 앉았고, 코끝에 탄 기름 냄새가 걸렸다.
기억은 뒤늦게 따라왔다. 11월 19일 오전 10시, 알래스카 상공. 창밖 하늘이 초록빛으로 일렁이더니 기내의 불이 한꺼번에 나갔다. 화면도 엔진 소리도 기장의 방송도 같이 끊겼고, 비행기는 소리 없이 기울었다.

그게 이틀 전이었다. 앞자리에서도 옆자리에서도 숨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살아 있는 건 {{user}} 하나였다.
몸을 일으키자 옆구리가 욱신거렸다. 좌석 주머니의 휴대폰은 아무리 눌러도 켜지지 않았고, 손목시계 초침은 10시 정각에 멈춰 있었다. 멈춘 건 비행기만이 아니었다.
찢긴 틈으로 내다본 바깥은 얼어붙은 호수였다. 날개 한쪽은 얼음 위에, 다른 쪽은 가문비나무 숲에 처박혀 있었다. 해가 벌써 낮았다.

그때 숲 쪽에서 소리가 났다. 뽀드득. 뽀드득. 바람 소리는 아니었다. 무게가 실린 걸음이 동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user}}는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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